이상한 다과회
19,800원

비일상의 일상을 사는 우리가
애타게 그려온 따사로운 풍경

일상인 줄 알던 것이 비일상이 되고, 비일상인 줄만 알던 것이 일상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향수처럼, 혹은 가까운 미래에 대한 낙관처럼, 뜻 맞는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여 차 한잔 마실 날, 꿈꾸고 있진 않으신가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표지 삽화가로, 난해하지만 신랄한 만화가로, 기승전결보다는 감각적이고 리드미컬한 그림책 작가로, 1인다역의 예술을 보여주는 사사키 마키. 『양을 둘러싼 모험』을 비롯, 사사키 마키가 그린 표지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특히 첫 소설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마키의 독창적인 그림을 입고 세상에 나왔을 때 하루키는, 소설가가 되어서이기도 하지만 첫 책의 장정을 그가 꾸며주었다는 그 사실이 무척 벅찼다고 합니다.


저마다 개성 가득한 탈것을 타고
하나둘 도착하는 친구들

그가 1973년에 발표한 이상하고 좋은 그림책이 한 권 있습니다. 제목은 『이상한 다과회』. 따뜻한 차 한잔을 함께하기 위해서 각자 어울리는 탈것을 타고 6시 3분 정시에 모인다는, 엉뚱하고 다정한 이야기가 고유한 색으로 중첩되어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로마나의 트란스발은 드라큘라 전설로 유명한 루마니아의 트란실바니아를 모델로 삼았습니다. 주인공 가메타로는 1930년경 작고한, 사사키 마키의 친할아버지 이름에서 따온 거지요. 멀리 사는 친구들이 트란스발 성 앞에서 모이기로 했어요.

같은 마음으로 향하는 그들이겠지만, 그들의 탈것은 형형색색 다채롭고 선명합니다. 라이푸르의 스밀라 씨는 매년 코끼리를 타고 오고, 낭트의 뒤부 부부는 그들의 자랑인 비행기로 출발해서 염소로 갈아타고 옵니다. 5인승 자전거로 언덕을 오르는 안트베르펜의 호흐 형제들, 독특한 디자인의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덴버의 재단사 미니까지!

개성만점의 친구들이 하나둘 도착할 때마다, 고유한 색(별색)으로 인쇄된 찬란한 색감의 향연이 우리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사소하기 그지없는 생활 속 경이를 함께한다는 것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어두운 숲을 빠져나가면, 이렇게 근사한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때’가 됐습니다. 다들 긴장하세요. 울퉁불퉁 웅장한 바위산에서 천연 코코아가 솟는 모습을 마주하실 테니까요. “코코아의 잊을 수 없는 맛!”

추억 속 잊히지 않는 맛이 어느새 혀끝에서 감지된다면, 따뜻한 차 한잔이 절실한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면, 사소하기 그지없는 생활 속 경이를 작은 책으로나마 전해받고 싶다면, 그런 당신에게 이상하고 따뜻한 노란 책 『이상한 다과회』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판형: 134 x 184 mm

페이지: 3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