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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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한 아파트 단지 꽃밭에서 라미와 동락이를 처음 만났습니다. 태어난지 채 1년도 안 되어 보이는 작은 치즈 고양이 라미와 동락이는 꽃밭 한가운데 둘만의 세상에서 마치 한 몸처럼 동그랗게 몸을 붙이고 자고 있었습니다. 항상 비슷한 자리에서 꼭 껴안은 채 단잠에 빠져있는 라미와 동락이 앞에 동그랗게 쪼그리고 앉아 조용히 눈을 맞추며, 둘만의 보드랍고 단단한 세상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항상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반쯤 뜬 눈을 다시 감고 잠에 들던 동락이 곁에 부지런한 라미는 인기척을 느끼면 벌떡 일어나 동락이를 지키곤 했습니다. 그렇게 노란 가을을 함께 보낸 동락이는 라미를 떠나고, 라미의 곁에는 아픈 엄마 고양이에게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던 동그란 아기 고양이 동구가 찾아왔습니다. 동락이가 떠난 후 라미는 동구 곁을 지키며 동구 엄마가 주지 못하던 사랑을 나눠주었습니다. 저는 라미를 보며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복잡한 것인지에 대해 떠올렸습니다. 외로움은 사랑과 결코 떨어질 수 없으며, 그 사랑에는 끝없는 책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작은 고양이를 통해 보았습니다. 라미의 외로움과 사랑, 그리고 그것에 수반되는 결코 작지 않은 에너지를 간직하고자 합니다. 그들 앞에 가만히 쪼그려 앉아 눈을 맞추고, 그 순간을 담으며, 동그랗고 보드라운 새하얀 바탕에 노란 치즈색 태비무늬 사랑을 기록했습니다. |
저자 |
이선진 | |
판형 | 100 mm X 150 mm |
페이지 | 28 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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