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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가자 (The Flâneur of Han River) - 배소일
26,000원

한강의 산책자는 “산책가자.” 네 음절을 힘차게 외치면서 오늘의 하루를 시작한다. 하루에 두 번, 매일 아침, 저녁 한강을 산책한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밥풀’과 함께. 마포대교를 기점으로 양화대교와 동작대교 사이 한강의 북단을 걷는다. 흐린 날에는 일 만보, 걷기 좋은 날엔 거뜬히 이 만보 정도 걷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길을 걸으며 서울의 한강을 사유한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탓에 뻔해 보이던 한강도 그 날의 날씨와 계절에 따라, 혹은 산책자의 기분에 따라 다양한 얼굴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산책을 좋아하는 반려견 밥풀과 함께 한강을 걸으면서 매일의 행복을 발견한다. 이전에는 일부러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 낯선 도시에서 낯선 행복을 찾았다면, 지금은 보통날에 한강을 함께 걸으면서 낯익은 행복의 조각들로 삶을 채운다. 오늘도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산책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일은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판형: 188 x 188 mm

페이지 수: 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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