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
만화가와 소설가가 모두 입을 모아 추천하는 아주 특별한 에세이. 아마 단 한 페이지도 웃지 않고 그냥 넘길 수는 없을거다. 이상하지만 어쩐지 끌리는 매력의 만화 편집자 김해인을 소개한다. 그런데 제목이 왜 ‘펀치(PUNCH)’냐고? (1) 주먹으로 치다: 만화책을 보다 가슴이 벅차올라 애꿎은 베개를 때리는 독자의 이야기라서. (2) 박진감: 율곡 이이의 십만양병설을 따라, ‘이천 독자 양성설’을 박력 넘치게 주장하는 편집자의 이야기이다. (3) 파티용 음료: 각종 과일과 술, 시럽과 얼음을 섞어 만든 청량한 맛의 음료처럼 청춘의 한 시절을 통과중인 사람의 이야기이다. 이제 차례만 봐도 도파민이 샘솟는, 만화 같은 에세이에 빠져들 시간이다. |
저자소개 |
김해인 | |
만화 편집자. 일본의 만화가 와야마 야마를 처음 국내에 소개했다. 문제적 신인 민지환의 단편 만화집 『허무의 기록』, 유쾌한 성인 웹툰과 고약한 블랙코미디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안나래, 김달, 스미마의 앤솔러지 『도덕적 해이』, 하나의 세계관 아래 소설과 만화가 절묘하게 연결되는 박서련, 정영롱의 창작집 『제사를 부탁해』 등 출판 만화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 |
판형 | 135 mm X 200 mm |
페이지 | 332 p |
만화가와 소설가가 모두 입을 모아 추천하는 아주 특별한 에세이
웃기지만 어딘지 슬프고, 이상한데 어쩐지 끌리는 이 사람을 소개합니다.
뭔가를 너무 좋아해서 조금은 이상해져버린 사람들을 좋아한다. _난다(만화가)
이 시점 한국 출판 만화계에서 가장 신선한 기획을 내어놓는 만화 편집자로서 김해인은 그 자체로 쏟아지는 유성우의 연속 펀치다. _산호(만화가)
여기다 집중선 빡세게 넣어주세요!!! 이 여자가 만화를 사랑하는 마음에 모두 주목하셔야 하니까. _박서련(소설가)
내가 아는 한 가장 웃긴 편집자이며, 내가 아는 한 가장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 김해인이 에세이를 냈다. _박상영(소설가)
드디어 만화 편집자 김해인의 책이 출간되었다. 몇 년 전부터 출판인들 사이에서는 ‘혹시 김해인이라고 알아? 그 사람 너무 궁금해’ 하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호기심은 단순히 그의 작업―만화책 분야를 뛰어넘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책을 만들고, 마니아 독자를 열광케 하는 독특한 기획을 선보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평소 그가 개인 SNS 계정에 올리는 글들이 심상치 않았던 것이다…… 각설하고, 그의 글맛을 한번 볼까.
그 책은 꼭 내가 편집하지 않았어도 돼…… (넌 내가 없어도 돼……)
근데 난 그 책을 편집하고 싶어. (근데 난 네가 있어야 돼.)
그게 나를 진짜 미치게 만들어! (그게 나를 진짜 미치게 만들어!)
신인 작가 모쿠모쿠 렌의 『히카루가 죽은 여름』이 출간됐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도 안다. 버스 떠난 지 한참 됐다는 것을. 하지만 오퍼를 넣었다가 떨어진 책이 나올 때마다 못난 마음이 든다. 주로 일본 만화일 때가 그러하고, 좋아하는 국내 만화가의 작품일 때도 있다.
물론 맨날 물만 먹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어 죽겠는데 하게 된 경우도 많다. 정말 기쁘게도 말이다. 그래서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며, 똑같진 않더라도 비슷한 기회가 다시 올 수 있다는 마음으로 미련과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그러고 있다. 그러고 있다고. 그러고 있는데?
감사하고 달래고 있는데? 그래도 사람을 구질구질하게 만드는, 아직도 나를 진짜 미치게 만드는 타이틀들이 어쩔 수 없이 있긴 있다. 보통 침대에 누운 후 잠들기까지 십오 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며, 모델 겸 방송인 홍진경 왈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도
없으면 행복한 삶이라고 하는데, 어느 밤 단 십오 분 만에 나를 ‘안 행복’으로 빠뜨리는 타이틀들이 있단 말이다.
(……)
『리버스 에지』를 만난 시절이 기억난다. 세상에 버림받은 기분(세상은 날 가진 적이 없는데도), 삶의 남은 날이 너무 길고 지루하다는 생각(살아온 세월이 짧으니 당연한데도). 그런 기분과 생각에 휩싸여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만화를 찾아다니던 새벽이 그때를 대표하는 기억이다. 낮과 밤보단 새벽이 더 생생했던 시절(무엇보다 내일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 긴긴 새벽을
누릴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당장 몇 시간 뒤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은 새벽에 국내에 출간되지 않은 오카자키 교코 만화의 존재 같은 건 찾아보지 못한다).
하루하루가 지루해 죽겠던 세 사람, 야마다, 고즈에, 하루나는 시체를 발견해도 다가갈 수 없는 보물처럼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저 수풀 위에 누워 있는 건 죽은 것이며 그걸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고 있는 나는 산 것이다. 고작 이게 살아 있다는 감각인가? 그 친구들과 함께 시체를 바라보던 나는 죽은 것을 봐야 비로소 감각할 수 있는 살아 있음이란 참 별거 아니구나 싶었고, 그래서 이 만화를 사랑하게 되었다.
내가 만화 편집자가 된 것이 2018년 6월이고, 『리버스 에지』가 출간된 것은 2018년 10월이다. 드디어 만화 편집자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간발의 차였지만 판권이 만화 편집자가 될 나를 기다려주는 것도 아니고. 눈물을 흘리며 『리버스 에지』를 세 권 샀다.
하지만 고트(goat, 쪽프레스의 레이블)의 편집을 거쳐 출간된 『리버스 에지』를 보면 그런 아쉬움과 미련이 무색하게 감탄이 나온다. 여러 나라에서 출간된 『리버스 에지』 표지 중 최고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표지. 앞표지에서 뒤표지까지 대지 전체에 깔린 하늘색과 핑크색 그러데이션은 늘 몸에 멍을 달고 사는 야마다의 피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기묘하고 독특한 본문 서체. 교코 작가의 거칠고 성근 그림체와 묘하게 붙는 것이(뚜렷한 기준은 없지만, 느낌상 명조와 붙는 그림체가 있고 고딕과 붙는 그림체가 있다) 가독성을 대신하는 또다른 매력을 자아낸다.
내가 『리버스 에지』를 편집해서 냈다면 이런 표지를 입히지도, 이런 서체로 편집하지도 못했을 거다. 그저 원서의 표지와 똑같았을 것이고, 본문은 별 고민 없이 나눔고딕 아니면 산돌명조neo를 썼을 것이다(나눔고딕과 산돌명조가 별로라는 게 아니라 늘 하던 대로 가독성을 최우선해 편집했을 것이란 뜻이다). 아니 그냥 이제 막 편집자가 된 내가 『리버스 에지』를 편집해봤자 엉망진창이었을 것이다. 분명히, 틀림없이.
책도 편집자와 출판사를 탄다. A 출판사에서 나왔을 때는 잘 안 됐는데 같은 타이틀을 B 출판사에서 내니 잘됐다더라 하는 이야기도 있다. 『리버스 에지』를 포함해 교코 작가의 책들은 실험적이고 아름다운 책을 내기로 유명한 쪽프레스에서 나와서 독특한 아이코닉함을 얻고 만화 독자를 넘어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리버스 에지』를 볼 수 있다니, 내가 편집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생각한다……라고 쓰면서도 역시 내가 편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고 말하지만 이젠 더 말을 보태고 싶지 않을 만큼 쪽프레스의 손을 거쳐 출간된 오카자키 교코의 만화들을 사랑한다. (진짜 끝.) _「구남친 편집자」 중에서
상품 결제정보
무통장 입금시 입금 확인 후 배송됩니다. 금액은 직접 입금하시면 됩니다.
주문시 입력한 입금자명과 실제입금자의 성명이 반드시 일치하여야 하며, 일치하지 않을 경우 따로 말씀해주세요
환불정보
아인에서 구매한 제품을 환불 또는 교환원하시는 분들은 상품수령 후 7일 이내 고객센터 문의 주세요
단, 제품은 뜯어져 있거나 고객에 의해 훼손된 경우에는 교환 및 환불이 불가합니다.
받아보신 후에 인쇄 사고나 재단 등 제작이 잘못되었을 경우 환불이 가능합니다.
※ 고객님의 마음이 바뀌어 교환, 반품을 하실 경우 환불이 불가합니다. 신중히 구매해주세요.
만화가와 소설가가 모두 입을 모아 추천하는 아주 특별한 에세이
웃기지만 어딘지 슬프고, 이상한데 어쩐지 끌리는 이 사람을 소개합니다.
뭔가를 너무 좋아해서 조금은 이상해져버린 사람들을 좋아한다. _난다(만화가)
이 시점 한국 출판 만화계에서 가장 신선한 기획을 내어놓는 만화 편집자로서 김해인은 그 자체로 쏟아지는 유성우의 연속 펀치다. _산호(만화가)
여기다 집중선 빡세게 넣어주세요!!! 이 여자가 만화를 사랑하는 마음에 모두 주목하셔야 하니까. _박서련(소설가)
내가 아는 한 가장 웃긴 편집자이며, 내가 아는 한 가장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 김해인이 에세이를 냈다. _박상영(소설가)
드디어 만화 편집자 김해인의 책이 출간되었다. 몇 년 전부터 출판인들 사이에서는 ‘혹시 김해인이라고 알아? 그 사람 너무 궁금해’ 하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호기심은 단순히 그의 작업―만화책 분야를 뛰어넘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책을 만들고, 마니아 독자를 열광케 하는 독특한 기획을 선보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평소 그가 개인 SNS 계정에 올리는 글들이 심상치 않았던 것이다…… 각설하고, 그의 글맛을 한번 볼까.
그 책은 꼭 내가 편집하지 않았어도 돼…… (넌 내가 없어도 돼……)
근데 난 그 책을 편집하고 싶어. (근데 난 네가 있어야 돼.)
그게 나를 진짜 미치게 만들어! (그게 나를 진짜 미치게 만들어!)
신인 작가 모쿠모쿠 렌의 『히카루가 죽은 여름』이 출간됐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도 안다. 버스 떠난 지 한참 됐다는 것을. 하지만 오퍼를 넣었다가 떨어진 책이 나올 때마다 못난 마음이 든다. 주로 일본 만화일 때가 그러하고, 좋아하는 국내 만화가의 작품일 때도 있다.
물론 맨날 물만 먹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어 죽겠는데 하게 된 경우도 많다. 정말 기쁘게도 말이다. 그래서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며, 똑같진 않더라도 비슷한 기회가 다시 올 수 있다는 마음으로 미련과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그러고 있다. 그러고 있다고. 그러고 있는데?
감사하고 달래고 있는데? 그래도 사람을 구질구질하게 만드는, 아직도 나를 진짜 미치게 만드는 타이틀들이 어쩔 수 없이 있긴 있다. 보통 침대에 누운 후 잠들기까지 십오 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며, 모델 겸 방송인 홍진경 왈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도
없으면 행복한 삶이라고 하는데, 어느 밤 단 십오 분 만에 나를 ‘안 행복’으로 빠뜨리는 타이틀들이 있단 말이다.
(……)
『리버스 에지』를 만난 시절이 기억난다. 세상에 버림받은 기분(세상은 날 가진 적이 없는데도), 삶의 남은 날이 너무 길고 지루하다는 생각(살아온 세월이 짧으니 당연한데도). 그런 기분과 생각에 휩싸여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만화를 찾아다니던 새벽이 그때를 대표하는 기억이다. 낮과 밤보단 새벽이 더 생생했던 시절(무엇보다 내일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 긴긴 새벽을
누릴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당장 몇 시간 뒤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은 새벽에 국내에 출간되지 않은 오카자키 교코 만화의 존재 같은 건 찾아보지 못한다).
하루하루가 지루해 죽겠던 세 사람, 야마다, 고즈에, 하루나는 시체를 발견해도 다가갈 수 없는 보물처럼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저 수풀 위에 누워 있는 건 죽은 것이며 그걸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고 있는 나는 산 것이다. 고작 이게 살아 있다는 감각인가? 그 친구들과 함께 시체를 바라보던 나는 죽은 것을 봐야 비로소 감각할 수 있는 살아 있음이란 참 별거 아니구나 싶었고, 그래서 이 만화를 사랑하게 되었다.
내가 만화 편집자가 된 것이 2018년 6월이고, 『리버스 에지』가 출간된 것은 2018년 10월이다. 드디어 만화 편집자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간발의 차였지만 판권이 만화 편집자가 될 나를 기다려주는 것도 아니고. 눈물을 흘리며 『리버스 에지』를 세 권 샀다.
하지만 고트(goat, 쪽프레스의 레이블)의 편집을 거쳐 출간된 『리버스 에지』를 보면 그런 아쉬움과 미련이 무색하게 감탄이 나온다. 여러 나라에서 출간된 『리버스 에지』 표지 중 최고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표지. 앞표지에서 뒤표지까지 대지 전체에 깔린 하늘색과 핑크색 그러데이션은 늘 몸에 멍을 달고 사는 야마다의 피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기묘하고 독특한 본문 서체. 교코 작가의 거칠고 성근 그림체와 묘하게 붙는 것이(뚜렷한 기준은 없지만, 느낌상 명조와 붙는 그림체가 있고 고딕과 붙는 그림체가 있다) 가독성을 대신하는 또다른 매력을 자아낸다.
내가 『리버스 에지』를 편집해서 냈다면 이런 표지를 입히지도, 이런 서체로 편집하지도 못했을 거다. 그저 원서의 표지와 똑같았을 것이고, 본문은 별 고민 없이 나눔고딕 아니면 산돌명조neo를 썼을 것이다(나눔고딕과 산돌명조가 별로라는 게 아니라 늘 하던 대로 가독성을 최우선해 편집했을 것이란 뜻이다). 아니 그냥 이제 막 편집자가 된 내가 『리버스 에지』를 편집해봤자 엉망진창이었을 것이다. 분명히, 틀림없이.
책도 편집자와 출판사를 탄다. A 출판사에서 나왔을 때는 잘 안 됐는데 같은 타이틀을 B 출판사에서 내니 잘됐다더라 하는 이야기도 있다. 『리버스 에지』를 포함해 교코 작가의 책들은 실험적이고 아름다운 책을 내기로 유명한 쪽프레스에서 나와서 독특한 아이코닉함을 얻고 만화 독자를 넘어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리버스 에지』를 볼 수 있다니, 내가 편집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생각한다……라고 쓰면서도 역시 내가 편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고 말하지만 이젠 더 말을 보태고 싶지 않을 만큼 쪽프레스의 손을 거쳐 출간된 오카자키 교코의 만화들을 사랑한다. (진짜 끝.) _「구남친 편집자」 중에서
상품 결제정보
무통장 입금시 입금 확인 후 배송됩니다. 금액은 직접 입금하시면 됩니다.
주문시 입력한 입금자명과 실제입금자의 성명이 반드시 일치하여야 하며, 일치하지 않을 경우 따로 말씀해주세요
환불정보
아인에서 구매한 제품을 환불 또는 교환원하시는 분들은 상품수령 후 7일 이내 고객센터 문의 주세요
단, 제품은 뜯어져 있거나 고객에 의해 훼손된 경우에는 교환 및 환불이 불가합니다.
받아보신 후에 인쇄 사고나 재단 등 제작이 잘못되었을 경우 환불이 가능합니다.
※ 고객님의 마음이 바뀌어 교환, 반품을 하실 경우 환불이 불가합니다. 신중히 구매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