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마약도 하는데, 저는 왜 예술 뽕도 못 맞아요?”
청춘 없는 시대에 다시 시작되는 기쁜 우리 젊은 날,
동시대의 감각으로 포착한 0%의 미래
2018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서이제의 첫 소설집 『0%를 향하여』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등단작 「셀룰로이드 필름을 위한 선」은 “예술하는 젊은 세대의 감성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전달”하고 있으면서도 “얼마간은 찌질하고, 얼마간은 숭고하고, 또 얼마간은 유머러스한 이야기에 걸맞은 형식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으며, 서이제식 청춘소설의 시작을 알렸다.
작가는 필름 영화에서 디지털 영화로 변화하던 시기에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그의 소설에서 영화에 대한 경험과 영화를 사랑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까닭이다. 필름의 종말 이후에 전개된 매체의 변화는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기묘한 시간대를 형성하고, 작가는 비선형적으로 전개되는 소설적 장소를 이 시대 청춘의 조건으로 제시한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서이제 소설 속 청춘들이 “낙하한다”고 말한다. 다만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 시공간에서의 낙하는 0이라는 없음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0이 있음을 보여주는 시간, “잠재성의 지속으로서의” 0%로 향하는 것이다. “실체와 영토”가 없는 시간 속에서 발견되는 미래는 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 그 잠재된 가능성에서 발견되는 것에 가깝다. 0%를 향해가는 이들의 또 다른 미래는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시작된다.
384쪽 | 384g | 124*188*22mm
책 속으로
--- p. 30
유미 선배는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자기는 꿈이라는 단어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고 말하며 내게 꿈 같은 건 절대 꾸지 말라고 충고했다. 대체 저한테 왜 그런 소릴 하는 거예요? 유미 선배는 영화가 인생의 전부일 때보다, 영화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란 걸 깨달은 이후에야 비로소 자신이 더 행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하지 마 그런 거.
--- p. 121
나는 그가 템테이션스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한 것이 아니라, 템테이션스가 좋다고 말하던 그의 모습을 생각했던 것이었음. 그러나 더 깊이 생각해보니, 나는 템테이션스가 좋다고 말하던 그의 모습을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그게 아니라, 그를 생각했던 것이었음. 나는 그를 생각했고, 그에 대해 생각했음. 계속 생각했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음. 음반이 플레이어 속에서 계속 돌고, 돌고.
--- p. 183
도무지 이 나라에서는 행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햄버거 빵을 씹으며, 휴대폰으로 통장 잔액과 신용카드 한도를 조회했다. 조회하지 말 걸 그랬다. 갑자기 화가 났다. 슬프지도 않았다. 화가 났다. 얼마 되지도 않는 신용카드 한도를 믿었던 내 자신이 싫었다. 미웠다. 내 자신이 싫었다. 싫었다. 싫었다.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자신이 싫었다. 싫었다. 미웠다. 미웠다. 나는 언제부터 나를 미워했을까. 어떻게 이렇게 쉽게 나를 미워할 수 있게 된 걸까. 나는 내가 미워할 대상을 잘못 고른 것 같았다.
--- p. 255
어둠이 있고 빛이 있다. 빛, 빛, 어둠, 빛과 그림자가 벽에 부딪힌다. 영화. 아무래도 영화 같은 건, 그만두는 게 좋을 것이다. 독립 같은 건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미래가 없고 [……] 미래가 없고 [……] 미래가 없다. 나는 언제까지, 이 생각을 언제까지 지속시킬 수 있을까. 지속시킬 수 있을까. 고개를 돌려보니, 할머니가 보인다. 빛. 어둠. 빛. 어둠. 연말이었고, 그렇게 밤이 지나고 있었다. 계속. 밤은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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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 선배는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자기는 꿈이라는 단어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고 말하며 내게 꿈 같은 건 절대 꾸지 말라고 충고했다. 대체 저한테 왜 그런 소릴 하는 거예요? 유미 선배는 영화가 인생의 전부일 때보다, 영화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란 걸 깨달은 이후에야 비로소 자신이 더 행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하지 마 그런 거.
--- p. 121
나는 그가 템테이션스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한 것이 아니라, 템테이션스가 좋다고 말하던 그의 모습을 생각했던 것이었음. 그러나 더 깊이 생각해보니, 나는 템테이션스가 좋다고 말하던 그의 모습을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그게 아니라, 그를 생각했던 것이었음. 나는 그를 생각했고, 그에 대해 생각했음. 계속 생각했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음. 음반이 플레이어 속에서 계속 돌고, 돌고.
--- p. 183
도무지 이 나라에서는 행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햄버거 빵을 씹으며, 휴대폰으로 통장 잔액과 신용카드 한도를 조회했다. 조회하지 말 걸 그랬다. 갑자기 화가 났다. 슬프지도 않았다. 화가 났다. 얼마 되지도 않는 신용카드 한도를 믿었던 내 자신이 싫었다. 미웠다. 내 자신이 싫었다. 싫었다. 싫었다.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자신이 싫었다. 싫었다. 미웠다. 미웠다. 나는 언제부터 나를 미워했을까. 어떻게 이렇게 쉽게 나를 미워할 수 있게 된 걸까. 나는 내가 미워할 대상을 잘못 고른 것 같았다.
--- p. 255
어둠이 있고 빛이 있다. 빛, 빛, 어둠, 빛과 그림자가 벽에 부딪힌다. 영화. 아무래도 영화 같은 건, 그만두는 게 좋을 것이다. 독립 같은 건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미래가 없고 [……] 미래가 없고 [……] 미래가 없다. 나는 언제까지, 이 생각을 언제까지 지속시킬 수 있을까. 지속시킬 수 있을까. 고개를 돌려보니, 할머니가 보인다. 빛. 어둠. 빛. 어둠. 연말이었고, 그렇게 밤이 지나고 있었다. 계속. 밤은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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